아랫집 전등에서
물이 떨어졌습니다
아랫집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천장도 아니고 전등 쪽이었습니다. 공사보다 조치가 먼저였습니다.
- 지역
- 달성군 화원읍
- 건물
- 아파트
- 증상
- 아랫집 등기구로 누수
- 확인 방법
- 현장 진단 · 부분 개구
- 원인
- 바닥 배수구 방수 + 부속 손상
- 공사 기간
- 당일
아랫집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천장도 아니고 전등 쪽으로 물이 주르륵 떨어져요. 전기 나가는 거 아닌지 무서워서요."
누수 상담은 대부분 윗집에서 먼저 주십니다. 이번은 반대였습니다. 아랫집에서 놀라 연락을 주셨고, 그럴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등기구는 전기가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물이 닿으면 누전이나 합선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윗집도 마음이 무거우셨습니다. 이미 몇 군데 진단을 받아보셨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거나 아예 설명 없이 "욕실을 전부 뜯어야 한다"는 말만 들으셨다고 했습니다.

공사보다 조치가 먼저였습니다
일정을 잡기 전에 아랫집부터 다녀왔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배관 아래에 받이를 달아 더 번지지 않게 막아두었습니다.
공사는 서로 시간을 맞춰야 하니 바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 사이에도 물은 계속 내려옵니다. 기다리는 며칠 동안 피해가 커지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안 됩니다.

흔적은 바닥 배수구에 있었습니다
배관 누수는 비교적 찾기 쉽습니다. 온수관, 냉수관, 난방관처럼 늘 압력이 걸린 배관은 전용 누수탐지기로 위치를 좁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수 계통에는 전용 탐지기라는 것이 없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도 참고 자료일 뿐이라 그것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쪽은 장비가 아니라 경험으로 범위를 좁혀 들어갑니다. 여기서 방향이 어긋나면 설명이 막히고, 설명이 막히면 "일단 다 뜯자"는 결론으로 갑니다.
아랫집에서 물이 보이는 자리와 윗집에서 새는 자리가 다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물은 편한 길을 잘 찾아가는 영악한 녀석이라, 스며든 자리에서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슬라브를 타고 옆으로 흐르다 약한 곳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아랫집 천장만 보고 윗집 어디가 문제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확인해 보니 원인은 욕실 바닥 배수구, 흔히 육가라고 부르는 그 자리였습니다. 바닥에서 스며든 물이 슬라브를 타고 흘러 아랫집에서는 엉뚱하게 등기구 자리로 나온 것이었습니다.
범위가 정리되니 공사 방향도 정해졌습니다. 욕실 전체가 아니라 문제가 된 자리만 열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열어보니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것이 나왔습니다. 방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속 쪽에서도 손상이 확인되었습니다. 갈라진 틈 사이로 오래 스며든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철거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몰랐을 부분입니다. 방수만 다시 잡고 덮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증상이 돌아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희는 이런 것이 나오면 바로 고객님을 부릅니다. 직접 보시게 하고, 지금 상태가 어떤지, 함께 손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설명드립니다. 말로만 "부속도 문제네요" 하면 그건 그냥 추가 공사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속을 바꾸고 방수를 다시 올렸습니다
바탕을 정리하고 현장 상태에 맞춰 방수를 여러 차례 나눠 올렸습니다. 방수는 겹쳐 올린 만큼 버팁니다. 기술적으로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지만, 나중에 혹시 모를 부분까지 미리 막아두는 쪽으로 작업합니다.
실리콘으로 덧발라 막는 방식은 되도록 쓰지 않습니다. 당장은 잡힌 것처럼 보여도 신축성이 커서 시간이 지나면 들뜨고 다시 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상된 부속은 새것으로 교체하고 배수구를 다시 앉혀 마무리했습니다.

욕실은 원래대로 두었습니다
공사가 끝난 욕실입니다. 타일도 줄눈도 원래 그대로입니다.
고객님께서 가장 만족하신 부분이 이 지점이었습니다. 공사 전과 후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전체 철거를 각오하고 계셨던 분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큰 변수가 없었기에 당일에 마무리했습니다. 공사하는 동안에도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이 현장에서 남길 것
공사가 끝난 뒤 아랫집에 한 번 더 방문했습니다. 무엇이 원인이었고 어떻게 처리했는지 직접 말씀드렸습니다. 누수는 두 집이 얽히는 일이라, 한쪽만 설명이 끝나면 남은 쪽에는 불안이 그대로 남습니다.
며칠 뒤 고객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랫집에서 이제 물이 안 샌다고 하셨다고요.
이런 연락을 받는 날이 저희도 제일 좋습니다. 누수 현장은 기술보다 사람이 더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위아래 두 집이 서로 예민해진 상태에서 한쪽 편만 드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요. 설명을 두 번 하는 것이 번거로워 보여도 결국 그게 제일 빠른 길입니다.
아랫집 피해복구를 하셔야 한다면 순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물이 잡힌 것을 확인하고 2~4주 정도 말린 뒤에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덜 마른 상태에서 도배를 다시 하면 곰팡이나 들뜸으로 두 번 공사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욕실 누수라고 해서 무조건 전부 뜯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이 좁혀지면 공사 범위도 함께 좁혀집니다. 반대로 원인을 못 좁히면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다만 모든 욕실 누수가 배수구 문제는 아닙니다. 줄눈 균열, 벽·바닥 코너, 배관 관통부, 변기 하부 등 침투 경로는 여러 곳입니다. 어디가 원인인지에 따라 시공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아랫집 전등에서
물이 비치나요?
등기구로 물이 비치면 전기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미루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증상만 말씀해 주셔도 방향부터 알려드립니다.